6월 11일 토요일, 부여 합정리 산1번지 발굴 현장에서 '주니어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하는 제2회 Let's go 고고학탐험대' 체험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학교 수업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부여 발굴 현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낯설고 서먹했지만.... 안내하는 선생님들과 참여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서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프로그램에 동참했습니다.  발굴 절차에 대한 유익한 강의를 들으며, 그동안 부지불식간에 우리 문화재를 훼손한 일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실제 발굴이 진행되는 현장으로 이동을 했답니다. 백제인들의 무덤 양식이 지역, 계층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되어 갔는지 설명을 듣고, 발굴이 이루어진 무덤 여러 기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흰선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눈으로만 관찰했습니다. 이 무덤의 주인은 과연 어느 시대, 어떤 계층, 어느 지역에 살 던 이들일까요? 이를 명확하게 밝혀내는 작업이 바로 고고학자들의 역할이라고 합니다. 정말 멋진 직업인 것 같습니다.
유적 답사에 이어서 우리들이 간 곳은 모의 발굴체험장 입니다. 선생님들이 직접 만들어둔 가상 유구를 조별로 나누어 발굴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삽과 호미로 겉흙을 제거하니 유구의 형태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무덤... 그 안에는 부장품으로 귀고리와 구슬, 나뭇잎과 꽃 모양의 장신구, 환두대도, 삼족기, 고배가 나왔습니다. 부장품이 나오기 시작하자 붓과 대칼로 더욱 조심스럽게 흙을 제거했지요.  유물이 나올 때마다 신기하고, 진짜 고고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무척 더웠지만 이마에 맺힌 구슬 땀은 문화재 발굴에 애쓰시는 모든 분들의 노고를 기억하게 합니다.
	발굴 체험을 마치고 나니 무척 배가 고팠습니다. 체험장 앞마당으로 서둘러 내려갔더니 난생 처음보는 커다란 통에 밥과 색색의 나물들이 보기좋게 담겨 있었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서로 달려가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지요.  갖은 재료가 섞여서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서로 낯선 사람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시간만큼은 화합 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석기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대원 선생님의 구석기, 신석기 시대에 사용된 석기 및 제작 방법에 대한 강의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설명해 주신대로 만들어보는 것이 오늘의 목표.... 조별로 지급된 돌감과 활비비, 눌비비, 대나무 막대 등 신기한 물품들을 보니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이라고 당부를 하셔서 장갑 없이는 돌감을 만지지 않았습니다.
	조별로 담당 선생님들의 지시에 따라서 직접 떼기, 모루 떼기 등의 방식으로 뗀석기를 만들어 보고, 이어서 간석기를 만들었습니다. 오늘 만들 간석기는 반달돌칼과 화살촉....  만드는 순서는 무척 간단하지만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하는 작업이더라구요. 숫돌에 갈고 또 갈아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간석기가 완성되었습니다.
석기를 만들어 보고 간식을 먹으며,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았습니다. 담당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셔서 마치 친오빠, 친언니 같았습니다.  이것으로 오늘 하루 일과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날씨가 무척 더워서 힘이 들기도 했지만 우리 문화재의 발굴 과정, 선사시대 사람들이 도구를 만드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던 무척 뜻깊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