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연수를 발견하고 접수하려 하였지만 어찌어찌하다보니 바로 내 앞에서 접수마감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전화로 후보로라도 등록해달라 부탁드렸더니 이미 후보 등록까지 끝났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전날 저녁 또 문자를 넣었습니다. 당일 출발 1시간 전까지만 연락 주시면 참가 가능하니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하시는 분이 계시면 연락달라고..... 지성이면 감천인지 다행이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갑자기 불참하는 분이 생겨서 어렵사리 참가하게 된 발굴체험이었습니다.

  짧은 이론 강의가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40여분간의 이론 강의를 마치고 드디어 발굴 현장으로 고고씽!!!
발굴현장 입구에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는 표지판이 붙어있었습니다. 제가 대단한 고고학자가 된 듯 싶었습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통제구역에 들어간 느낌!

  문화재 발굴이 끝난 빈터에 연구원님들이 땅을 파고, 부장품을 묻고, 다시 흙을 덮어 석곽묘를 그대로 재현해 두었습니다. 그냥 얼핏 보면 그저 흙덩이일 뿐입니다. 볕이 뜨거웠지만 조심조심 흙을 걷어내고, 대칼과 붓으로 살살 쓸어가며 부장품을 발굴해 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우수모둠으로 뽑히지는 못했지만 나름 뿌듯했습니다.

  점심식사는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화려한 비빔밥이었습니다. 점심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신 금강문화유산 연구원 진행팀들의 노고가 엿보였습니다. 후식으로 시원한 수박이며, 사이사이 충분한 음료와 물 등 준비에 빈 틈이 없었습니다. 준비하시느라 정말 고생 많이 하셨겠다 싶었습니다.

  오후에 있었던 유구 실측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우리 조는 너무 정교하게 그리느라 진도가 늦어 또 상을 놓쳐버렸습니다. ㅠ,ㅠ 상에 눈이 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상도 타고 싶었는데.... ㅎㅎ

  발굴현장에서 내려와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나니 이번에는 토기 복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멀쩡한 빗살무늬 토기를 깨고 다시 복원 작업을 했습니다. 대부분 실습이라 우리 문화재 발굴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아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장님이셨던가? 암튼 우리는 지금 체험이기때문에 하하호호 웃으며 할 수 있지만 드넓은 발굴현장에서 두세명이 하루 종일 발굴을 하려면 정말 힘들다고... 우선은 춥거나 덥다는 별로 좋지 않은 물리적 환경, 그리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하는 것이 어려울테고, 이런 작업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씩 지속된다면 정말 힘들 것 같았습니다. 또한 수많은 조각들을 맞추어 토기를 복원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체험했기 때문에 문화재 발굴의 정말 작은 부분을 체험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발굴한 우리 문화재를 좀 더 잘 알고 보존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우리 교사들의 할 일이겠지요? 그리고 우리 문화유산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새삼 느꼈습니다.

  이처럼 좋은 기회를 주신 금강문화유산 연구원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